영화 '버닝'의 결말에 대한 나만의 해석
- TV 영화 독서
- 2019. 1. 7.
스티븐 연과 유아인 그리고 전종서.
이 세명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영화,
이창동이라는 희대의 이야기꾼이 손을 대서 만들어낸 대 서사시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버닝'
남들은 이 영화를 두번 봤다고 하는데,
나는 이 영화를 세번 봤다.
이틀에 걸쳐서 세번을 봤지만 여전히 궁금증이 생기고,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가 아직도 의문 스럽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궁금증들중 내 해석은 이렇다.
해미는 죽은 건인가? 아니면 사라진 것인가?
나는 해미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종수는 영화 말미에 벤의 집 화장실에서 해미의 손목시계를 발견한다.
영화 초반에 종수가 선물로 줬던 바로 그 시계.
이 영화에서 벤이 싸이코패스라는 암시는 계속 던져준다.
예를 들어, "나는 슬퍼도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없어."
라는 대사는 벤이 슬픔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다는 걸 암시한다.
즉, 소시오패스 또는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보여주는 것.
그런 그의 집에 애장품처럼 모여있는 여러개의 여자 물건들.
그리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해미의 손목시계.
분명 해미는 죽었다고 보는 것이 맞고,
벤이 두어달에 한번씩 비닐하우스에 불을 질러 없애버리는 놀이(?)를 한다는 말을 감안할때,
해미의 시체 역시 불을 통하여 없애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해미 집에 고양이는 정말 있는 건인가?
해미집에는 고양이가 실제로 있다.
다만 종수 눈에는 그게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고양이 변도 있었고 사료를 먹은 흔적도 있었다.
다만, 영화 말미에 해미가 사라지고 나서 벤의 집에 난데없이 길잃은 고양이가 나타난다.
바로 그 고양이는 해미집에서 데리고 온 녀석일 것이다.
도망가던 고양이가 종수의 손에 쉽게 잡히는 이유도 고양이가 종수의 체취를 기억해서일거다.
다만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것이 바로 해미의 판토마임이다.
해미는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없다는 것을 잊어버려라" 라고 말한다.
고양이 역시 그런 존재의 대상이라 생각된다.
해미가 어린 시절 빠졌다는 우물은 실재 하는가?
해미의 가족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16년 전 집을 나갔던 종수의 엄마는 기억하는 바로 그 우물.
우물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물은 이야기를 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하나의 거짓말을 위한 소잿거리였고,
해미 역시 자신의 현재 상황을 과거의 특정 경험을 통하여 망가지게 된 것임을 주장하기 위해 우물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종수의 엄마 역시 16년 전 아들을 버리고 갔다가 지금에서야 돈 500만원을 빌리러 온 상황에서 그저 아들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만을 주려고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장님이 말한대로 해미의 집 근처에는 우물은 없었다.
그냥 해미의 상상 속에 있던 우물이었고, 종수 역시 우물에서 해미를 구했던 기억은 없었다.
다만, 종수 자신이 해미에게 중요한 역활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암시를 주기 위해 우물을 잠시 믿었던 것 뿐이다.
버닝은 미스테리 영화다.
그리고 결론을 내주지 않는 영화다.
수많은 질문을 남겨두지만, 답은 결국 관객 스스로 찾게끔 한다.
영화 마지막, 종수가 벤을 죽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종수 자신의 소설이라 생각하였을때, 그것만이 유일한 결말이기 때문이다.
종수는 아마도 이 상황을 자신의 소설로 바라보고 대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누군가의 인생은 다른 사람에게는 소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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